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부 장관은 30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북한이 핵확산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경우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않지만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을 절대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우방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핵 등 여러가지 무기를 수출하는 북한의 행위는 미국과 그 우방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며 북한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은 "국제사회는 북한의 빈곤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자멸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핵 실험에 쏟아붇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로 인해 북한은 점점 고립되고 있으며 주민은 굶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과 관련한) 우리의 대북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은 "미국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도발과 압력에는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해서 역내의 지역에 미사일 등 무기를 발사하는 군사능력을 증강하는 것을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이 현재의 길을 계속 가게된다면 역내 안정에 심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역내에 일종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로서 남을 것인지,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인지 여부는 그들이 내려야 한다"며 "전 세계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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