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딸인 설송(26)이 종종 아버지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면서 경제 문제 등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실무를 익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김정일은 기업소나 공장 등을 현지지도할 때 책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나면 뒤에 서 있는 설송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고 밝혔다. 이들 부녀가 경제 문답을 주고 받는 모습은 간혹 북한 기록 영화에도 나온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설송은 김정일 위원장이 1973년 김영숙과 결혼해 그 다음해에 낳은 외동딸로서 아버지가 나온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김영숙과 결혼하기 직전까지 장남인 정남(30)을 낳은 성혜림과 동거하고 있었다.

김영숙을 닮은 설송은 용모가 고와 김정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정일이 설송을 유달리 귀여워 하는 것은 착한 심성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설송은 김일성대학에 다닐 때 “아버지도 그랬다”면서 학교 앞 100 미터 앞에서 자동차에서 내려 걸어서 등교하는 등 ‘지도자 동지의 딸’이란 티를 내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그는 전했다.

김정일이 현지지도에 정남과 함께 설송도 데리고 다니는 것은 후계 체제와 관련해 이들 남매의 역할을 분담시키기 위한 준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당 경공업부장을 맡고 있는 것 처럼 정남을 후계자로 삼을 경우 설송에게 경제 부문을 맡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교관 기자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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