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중단한 채 북한 석도 주변에 모여 있다./연합

28일 연평도 주민들은 불안감과 허탈감에 휩싸였다. 북한이 2차 핵실험에 이어 서해 5도의 인근을 오가는 선박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협박하면서 주민들은 또 한 차례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주민 김영식씨는 “차라리 연평도를 북한에 팔아 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북한의 협박 대상이 돼야 하는 처지를 한탄하며 하는 말이다. 주민 하득재(71)씨는 “일년 열두 달 불안감에 떠는 것도 지쳤다”고 했다.

연평도 당섬 부두는 긴장감 흐르고 있었다. 인천에서 여객선이 도착하자 주민들 속에 30여명의 군 장병들이 신속히 배에서 내려 부대로 복귀했다. 1백여 명의 주민들은 신속히 여객선에 올라 연평도를 떠났다.

해병대 장병들은 중대별로 긴급 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완전군장으로 2와 1/2톤 트럭에 나눠 타고 산악지형 매복과 해안지역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장병들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해군은 2함대 소속 연평기지에 고속정 4척과 고속단정 3척을 수시로 교대시키며 작전을 수행 중이다.

그래도 꽃게잡이 철을 맞은 연평도 앞바다엔 이 지역 어선 32척 가운데 18척이 출어했다. 이날 새벽부터 조업에 나선 김모씨는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김씨는 “조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북한이나 중국 어선이나 조업을 어렵게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답답해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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