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1일 민주당 서영훈(서영훈) 대표 등 당6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 제1항의 ‘자주’ 문제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주’를 ‘외세 배격’과 ‘주한미군 철수’의 개념으로 사용해왔다.

김 대통령은 “자주 문제를 북한에서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면서 ‘반미, 미군철수’의 개념으로 오해됐으나, 자주는 외세배척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은 자주를 말하면서 마치 남한이 미국에 예속되어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우리가 평양에 온 것은 미국의 지시를 받고 온 게 아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19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게 한 것도 우리였다. 우리는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도 가깝게 지내고 있지 않으냐. 북한도 미국, 일본과 잘 지내라. 이 모든 게 자주다. ”

/최준석기자 j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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