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21일 중국 상하이(상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아시아 일부 국가 언론과 특별 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회견 내용 중 한국과 관련된 내용의 요지.

―APEC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와 기대는?
“장쩌민 중국 주석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 그 밖의 세계 지도자들과 진실하게 협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분명히 한반도 문제와 남북한 관계도 논의할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서울 답방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고 이달 초에는 북한이 이산가족 교환방문 약속을 취소하는 등 상황이 약간 달라지고 있다. 일부 한국인은 이러한 모든 상황이 부분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우리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자고 제의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올 6월 우리는 그들이 선택하는 시기에 기꺼이 대표를 보내 그들과 만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우리쪽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하고 있다. 그는 귀국(한국)과 만나지 않고 있으며 우리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가 만나지 않으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도 든다.

그러므로 그가 누구든 마음대로 탓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가 세계에서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한국과 휴전선에 대한 압박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지지한다는 가장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재래식 병력을 뒤로 돌리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세계에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는 것도 중단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우리는 북한 국민들에 대해 큰 동정심을 갖고 있다. 미국인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굶주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무엇이 굶주림을 초래했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식량이 있는 세계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굶어 죽을 수 있는가. 그래서 그들의 지도자가 누구이건 상관 없이 자녀를 먹일 수 없는 북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비탄에 잠기게 된다.”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있나?
“그에 대한 메시지는 협상을 했으면 자기 몫을 해야 하며 만나겠다고 말했으면 만나라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누구도 그가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고 있다. 이것은 그가 내린 결정이다. 그가 자기 마음대로 남을 탓할 수는 있지만 약속했으면 자기 몫을 이행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위기를 수습하지 않고 지나치게 의심하고 비밀스럽다는 점에 실망했음을 밝혀야겠다. 그는 국민에게 먹을 것을 보장하고 잘 대우하며 이웃과 협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기 나라를 현대적인 시대로 이끌어야 한다. 그는 훌륭한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3월 김 대통령 방미 당시) 바로 이 방에서도 밝혔지만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일리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교류가 빈번할수록 평화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김 위원장과 협상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김 위원장과 협상하자고 제의했으나 그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왜 대화를 원하지 않느냐에 대해 항상 궁금증을 갖고 있다. 우리와의 협상뿐 아니라 귀국 정부와의 약속도 이행하기를 거부하는 이 사람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인물이다.”

―미국은 對테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북한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몰두하는 바람에 한국 정부와의 협정에 대한 우리의 몫을 이행할 태세가 돼 있지 않을 것으로 어떤 방법이나 형태로든 오판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군의 지위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극동지역 전반에 걸쳐 안정을 제공하는 데 중요하며 대부분의 정부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곳에 계속 주둔시킬 작정이며 이를 감축할 의도는 전혀 없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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