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한간 과학기술 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북과학기술협력은 그동안 경북대 김순권(국제 옥수수재단 이사장) 교수 등 주로 민간 과학기술자들이 주도했었다.

과학기술부 문유현(문유현) 과학기술협력국장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과학기술협력사업을 정부의 전체적인 교류협력정책 틀 속에서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과기부는 과학기술분야가 비정치적이기 때문에 남북간 상호협력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구체적인 협력과제를 선정하고 관련 예산을 크게 늘려 잡는 등 앞으로 남북 과학협력 교류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과기부는 이미 남북협력을 위한 기획·조사·교류 등을 위해 내년 예산으로 15억원을 요구한 상태. 이는 올해 예산(4억원)의 4배 가까운 수준으로 과기부는 이 예산을 수퍼옥수수, 인공 씨감자 등 북한 식량난 해결과 상호 이익을 찾을 수 있는 분야에 집중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대학 및 연구소와 공동으로 조사·선정한 농약, 식품, 철새 문제, 원자력, 기술표준, 컴퓨터 교육 등 100개 교류협력 과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상호 협의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수퍼 옥수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기술협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공 씨감자는 북한이 러시아 수경재배에 관심을 기울여 아직은 납북한간 협력이 불투명한 상태다.

원자력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건설하는 원자력발전소를 완공 후 안전하게 관리·운영할 수 있도록 협력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그외 북한 컴퓨터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소프트웨어 분야 기술협력도 가시화 단계에 있다.

과기부는 이같은 남북 과학기술교류 방안을 경제공동위원회 내 과학기술협력 실무추진위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진전 여부에 따라 에너지·농업식량기술, 자연재해방지기술,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생산기술, 경공업제품제조를 비롯한 위탁가공교역기술 부문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남북간 과학기술 교류협력에 과학재단이 98년 4억2000만원, 정부가 수퍼 옥수수와 인공 씨감자 기술보급을 위해 지난해 2억3000만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올해 생명공학, 정보통신분야 등 2~3개 과제에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위재기자 wj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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