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연초부터 간부들에게 `신사고'를 강조해 왔다.

`정보화 시대'라는 21세기의 시대적 상황에 맞게 낡은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고하며 사업하라는 것이 `신사고'의 요지이다.

정월 초하룻날 발표된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사상관점과 사고방식,투쟁기풍과 일본새(사업태도)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이룩해 나가는 것은 우리 앞에 나선 선차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기회있을 때마다 간부들의 혁신적인 사업태도를 촉구해 왔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8.4)은 '일꾼(간부)들이 종래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 투쟁기풍으로는 오늘의 전진속도에 발을 맞출 수 없고 언제가도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없다'고 지적하고 시대변화에 걸맞은 `혁신적인 안목'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민주조선은 `혁신적 안목'에 대해 '모든 사물현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고 대하는 견해와 관점'이라고 규정하고 구체적으로 △발전하는 현실속에서 새롭고 발전적이며 긍정적인 것을 정확히 도출해 낼 줄 아는 식견 △새 것과 낡은 것을 옳게 식별할 줄 아는 능력 △새 것을 적극 탐구해 나가는 지향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도 '나약하고 맥빠진 소리가 더는 일꾼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말아야 한다. `일감을 더 달라, 내가 다 해내겠소'라고 어깨를 내대는 용감무쌍한 일본새가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고위 간부들과 지방 간부들이 올들어 각지의 산업시설들을 잇따라 참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더욱이 지난 3월에는 새로운 시대의 표상으로 `영웅적 사나이'를 제시하면서 이같은 인물이 북한이 추구하는 `강성대국 건설자'이며 `김정일 시대의 일꾼'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이 밝힌 `영웅적 사나이'의 특징으로는 아무리 어려운 과제도 무조건 맡는 자세, 기성관례를 초월해 통이 크게 사업하는 태도, 목표가 정해지면 탱크처럼 밀어붙여 완수하는 배짱 등이다.

북한은 최근 간부들의 사업태도를 주제로 영화 1편을 제작, 내놓았다.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한 데 따르면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만든 예술영화 「부부지배인」은 '지방 산업공장에서 각각 지배인으로 일하는 주인공 부부의 형상을 통해 21세기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벅찬 투쟁에서 우리 일꾼들의 일본새와 사업작풍,사업방법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지일용품공장 지배인으로 일하는 남편 석근은 '언제나 실리를 따져가며 공장살림살이를 깐지게(빈틈없이) 해 나가는 일꾼'인 반면 장(醬)공장지배인인 그의 아내 옥녀는 '국가적인 손실은 아랑곳 없이 현행 생산에만 몰두하는 낡은 관념을 버리지 못하는 전형적인 일꾼'으로 대비되고 있다.

영화는 '이러한 형상을 통해 일꾼들이 석근 지배인처럼 자기 사업을 놓고 사색하고 또 사색하며 경제적 타산(계산)을 바로하고 현대적인 과학기술에 의거하여 경제조직사업을 실리가 나게 해나갈 때 나라의 경제전반을 한 계단 더 높이 추켜 세울 수 있으며 강성대국 건설구상을 실천적 성과로 받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중앙통신은 소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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