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정신과 의사가 30여년간 몸담아온 학교에서 퇴임할 때 제자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1천300여만원을 북한 결핵 어린이를 돕는 데 기부했다.

22일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총재 이윤구)에 따르면 지난 2월 경북대 의대에서 33년간 근무하다 임기를 마친 강병조(66) 교수가 북한 결핵 어린이돕기에 써달라며 1천340만원을 기탁했다.

이 돈은 강 전 교수의 퇴임식을 치르기 위해 150여명의 제자들이 10만~20만원씩 모은 1천800여만원 중 퇴임식 비용을 제하고 남은 것이다.

그러나 퇴임 행사를 원치 않았던 강 전 교수는 제자들에게 퇴임식을 간소화 하는 대신 이 돈을 기부하자고 제안했고 결국 그의 퇴임식은 한 음식점에서 소박하게 치러졌다.

그는 8년 전 북한에 결핵약을 지원하는 유진벨 재단측의 한 인사가 경북대 의대생들에게 '북한은 의료시설이 열악하고 결핵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많다'라고 했던 특강 내용을 떠올리며 남은 돈을 북한어린이의 결핵을 치료하는 데 보태기로 했다.

강 전 교수는 "북한에서는 결핵에 걸린 어린이 한 명을 살리는 데 4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며 "제자들의 돈이 결핵 퇴치에 잘 쓰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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