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기남 비서가 선전분야 대신 국제관계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기남 비서는 지난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방북한 `평화와 사회주의를 위한 핀란드 공산주의노동당' 대표단을 만나 환담했으며 이에 앞서 8일 주북 팔레스타인 대표가 마련한 연회에도 백남순 외무상과 함께 참석했다.

통상적으로 방북한 외국 정당대표단과의 접촉은 당 국제담당 비서 소관이라는 점에서 김 비서의 핀란드 당대표단 접견은 이러한 분석을 가능케하고 있다.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직은 황장엽씨가 지난 97년 4월 한국으로 온 뒤 공석 상태에서 최태복 과학ㆍ교육담당 비서가 임시로 겸직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황씨 역시 국제담당 비서로 있을 때 방북한 외국 정치인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했었다.

특히 지난달 초 중앙당 비서로 승진한 정하철 당 선전선동부장이 여전히 선전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북한언론이 전하고 있어 김 비서가 정 비서에게 선전 업무를 넘겨주고 자신은 국제업무를 새로 맡았을 수도 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김정일 총비서의 신임이 두텁고 김 비서 자신의 건강이 좋지않은 점을 고려해 그에게 비록 경험이 없으나 부담이 적은 국제분야를 맡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종전에는 당 국제부가 외무성의 활동을 총괄, 지도해 왔으나 지난 95년께부터 외무성이 김 총비서의 지시를 직접 받음에 따라 국제부의 업무영역은 외국 정당과의 친선활동 등으로 국한됐다며 이같이 전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