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시험통신위성"이라는 '광명성 2호' 발사를 전후해 자신들의 우주개발.이용계획을 강조함에 따라 북한의 우주항공 과학 수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관련 기구.제도.시설이 새로 공개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9일 북한의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우주항공공학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이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의 발사와 잇닿아 있는 두뇌집단"이라고 설명한 이 학과는 김책공업종합대학에 병설된 단과대학인 기계과학기술대학 소속으로, 북한 유일의 "우주공학 인재 양성 전문학과"이며 "첨단과학의 세계적인 발전추세를 따라 앞서기 위한 국가정책"에 따라 1990년대 중엽 개설됐다.

이 학과의 김상윤(74) 교수는 이 학과가 김책공대 재료공학부나 기계과학대학의 분사식학과 등 다른 학부, 학과들과 긴밀히 연계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엔 특히 티탄합금, 몰리부덴 등 "내열성 합금재료에 대한 연구"을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열성 합금재료는 위성, 미사일 등 제작에 필수적인 것이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과학원의 우주기술연구소를 비롯한 연구기관들, 항공분야 기술기관들과 공업부문 생산단위들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우주항공공학과 학생들은 수재중에서도 "선발된 수재"들이다.

평양시와 각 도에 있는 중고교 과정의 수재학교인 '제1중학교' 외에 김책공대에도 학년마다 수재반이 따로 있는데, 이 수재반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학생들로 "공학수재반"을 별도로 구성, "최첨단 과학기술을 지향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는 것.

수재반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학부, 학과를 선택하지만 "공학수재반" 학생들은 "대학측에서 전공과목이 제시"되고 이들은 4년간의 대학과정을 마치면 박사원에서 계속 배우게 된다고 조선신보는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발사 계획을 공식 발표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 '슬그머니' 존재를 내비쳤다가 이번에 북한 당국을 대표해 발사 계획을 발표하는 주체로 나섰다.

북한은 1998년 8월31일 '광명성 1호' 발사 당일은 물론 그후에도 이 기구의 존재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북한의 대남 선전조직인 한국민족민주전선(민민전)이 1998년 11월 '조선의 위성은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는 제목의 방송에서 "미사일 운반 로켓, 위성 등의 연구제작과 개발, 이에 해당하는 시험이 이 위원회의 지도 밑에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의 지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해 10월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제부에서 발행하는 국제시사 주간지 환구시보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김종손 당시 기술국 부국장을 비롯해 이 위원회 전문가 3인과 인터뷰한 것을 보도할 때 이 위원회의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로켓.위성 발사장에 지상관제소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평양에 있다는 것은 이번에 북한 언론에 의해 새로 공개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곳을 방문, 발사 전 과정을 지켜봤다고 발사 이튿날 새벽 이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 관제종합지휘소의 위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정보 소식통들은 평양 룡성구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신보의 이날 보도대로 과학원에 `우주기술연구소'가 있다.

북한은 중학교 5학년 물리 과목에서 인공위성과 우주속도의 기초원리 등을 가르치고 중학교 6학년 천문학 과목에서 천체의 움직임, 우주의 관측에 관한 지식들을 구체적으로 가르치며, 여기에서 인공위성의 종류와 크기, 세계 각국의 위성발사 실적도 취급한다고 조선신보는 설명했다.

북한은 원래 학교 교육에서 우주와 인공위성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왔으나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이후 우주개발을 "나라의 정책과 결부된 내용"으로 가르치게 됐으며 "우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열의도 위성발사를 계기로 오르게 됐다고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 6월9일룡북중학교의 량현성(36) 교사는 "앞으로 `광명성 2호'의 성과적 발사도 교과서에 반영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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