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도 수명이 있다. 북한이란 ‘말’은 언제까지 살까…

북자는 ‘등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두 사람이 등을 돌리고 서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남향집을 선호하던 오랜 전통적 관습에서 보자면 등지고 있는 쪽이 바로 ‘북녘’이었기에 그런 뜻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잦아지자 본뜻을 위해서는 배(등질 배)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달아나다’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 경우에는 [배]로 읽는다. 패북(패:배)의 북가 바로 그것으로, 읽기 시험의 단골 문제다.

한자는 ‘우물의 난간’을 뜻하기 위해서 ‘에워싸다’는 뜻인 위(위)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요소임은 한(날개 한)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한국의 한은 ‘크다’ ‘많다’는 뜻의 순수 우리말 [한]을 한자로 적은 것일 따름이다.

북한은 언제부턴가 ‘북괴’(북괴)란 말 대신에 쓰인 평칭이다. 그런데 이것의 운명은? 오직 남북 통일만이 ‘북한’이란 낱말의 운명을 알고 있다. ▷내일은 ‘이산’.

/전광진·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www.dhbook.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