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3호 청사 산하 통일선전부 6과에서 대상자들의 신원조회부터 시작해 사상검토 작업이 이루어진다. 해당기관(해외동포 영접총국)의 지도원들로 부터 교육을 받았다. 교육내용은 해외친척을 만났을 때의 대화내용과 북한체제선전방법 등이었다. 특히 무료교육이나 의료체제에 대한 자랑을 특별히 강조하며, 배급 내용과 같은 것은 절대로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북송교포출신의 한 탈북자는 과거엔 일본에서 친척이 오면 새집도 마련해 주고 지역 최고간부가 참가하는 연회도 베푸는 등 큰 행사처럼 치루어졌으나 최근엔 그런 경우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재일교포들의 북한 방문이 20년 정도 계속되면서 북한내 가족이나 친척들에대한 당국의 사전 교육과 통제도 많이 완화됐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당 기관이나 보위부에서 주의 사항을 설명해주고 단기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북한내 일본인 처들의 고향(일본) 방문은 요즘 서울에 오는 북측가족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앞두고 90년대초 전국에 흩어져 있던 일본인 처들에 대한 일제 조사를 시작했고, 그들에게 새집을 주고 특별공급대상에 넣어주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 가기로 확정된 사람들은 중앙당 대외관련 부서에서 직접 관리했다. 이들은 두 달간 해당지역 당청사에 들어가 해외에서 지켜야할 사항들을 교육받았다. 외국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할 내용과 북한 체제선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이 실시됐다.
60~70년대에 가혹한 대우를 받았던 북송교포에게 해외친척은 구세주나 다름 없었다. 친척들의 고향방문으로 정치범관리소나 교화소에서 풀려난 경우도 많았다.
친척이 큰 돈을 기부한다면 엄중한 정치범이라도 석방시켜 좋은 직업과 새집을 마련해 주었다. 일본의 친척이 북한을 방문하면 그 가족은 하루아침에 신분상승이 된다. 지역 간부며 동네사람 모두의 관심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 친척을 둔 북송교포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물질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대신 북한을 방문한 교포들은 그 날부터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북의 가족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을 방문한 교포중 북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강철환기자nk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