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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국경 본 후 북(北) 취재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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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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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중국 투먼(圖們) 국경지대에서 국경을 넘었다가 북한군에 억류된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TV 소속 유나 리, 로라 링 기자는 조선일보의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에서 기획 아이디어를 얻어 중·북(中·北) 국경을 취재하던 중 이번 일을 당했다.

지난 11일 미국 LA에서 한국으로 온 취재팀은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를 취재했다. 서울 사당동에 있는 두리하나 사무실에서 이들은 선교회 천기원 목사를 인터뷰하고 취재 아이템을 상의했다. 이날 링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젊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했는데 슬픈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다"고 기록했다. 다음 날에는 "비빔밥과 김치를 먹었다"며 "김치 향이 위험한 일들을 물리쳐줬으면"이라고 기록했다.

여성인 유나 리씨와 로라 링씨는 "조선일보의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를 본 뒤 이번 취재를 기획하게 됐다"며 "취재하는 데 위험은 없는가"라고 거듭 물었다. 천기원 목사는 "절대로 국경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리씨는 올 초 본지에 메일을 보내 '천국의 국경을 넘다'와 관련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행 비행기에 올랐다. 옌지에서 가이드 A씨를 만난 이들은 곧바로 '화상채팅을 강요받다가 탈출한 탈북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A씨는 탈북자를 돕는 선교단체의 가이드 일을 하며 탈북자 문제에 관여하게 됐다.

옌지에는 브로커를 통해 탈북했지만, 방에 감금된 채 음란한 화상채팅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인 리씨와 링씨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이들로부터 생생한 증언을 확보했다.

이어 16일에는 탈북 여성의 자녀, 즉 무국적 아동을 취재했다. 탈북을 위해 스스로 중국 노총각에게 팔려오는 여성들의 아이들이다. 중국 호적이 없는 탈북 여성의 아이들은 무국적자로 전락해 교육을 비롯한 각종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다. 리씨와 링씨는 한족과 생활하는 탈북 여성들을 만나 이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17일 새벽 3시, 가이드 A씨는 "강변에 다녀오겠다"고 친구 B씨에게 말하고 집을 나섰다. 이후 A씨는 실종됐다.

같은 날 오전 6시, 서울의 천기원 목사는 중국의 취재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취재를 다 마치고 곧 단둥(丹東)으로 이동해 20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취재팀도 실종됐다.

그리고 18일 오후 5시, 본지 기자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선양(瀋陽) 주재 미국 영사관이었다. 영사관 관계자는 "유나 리라는 기자를 아는가"하고 물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북한군에게 끌려갔나, 중국 공안이 억류했나"라고 묻자 이 직원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더 이상 정보를 밝힐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틀 동안 연락이 두절된 미국 기자 2명이 억류된 것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후 한국 정보 당국은 "두만강변에서 미국인 2명과 조선족 1명이 북한군에게 끌려갔고 미국인 1명은 달아났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여기자 2명은 북한으로 끌려갔지만 프로듀서 코스씨와 가이드 A씨는 중국측 국경수비대에 억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옌지의 한 소식통은 "국경수비대로부터 취재진 4명이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북한군에게 체포됐고, 남자 2명은 탈출해 현재 국경수비대에 억류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천기원 목사는 "남자가 백인이라 눈에 잘 띄니 여기자들만 주로 행동하라고 했는데, 이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친구 B씨는 "지금 옌지에 북한 특무가 좍 깔려 있다"며 "이들이 좋은 취재거리가 있다며 국경까지 유인해 납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족 C씨는 "이번 사건은 아직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작년에 탈북자 지원 한국인들이 모두 추방됐었는데, 이젠 더 힘들어지겠다"고 말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

2008년 3월 조선일보가 10개월의 취재 끝에 완성한 탈북 관련 다큐멘터리. 신문과 방송으로 보도된 이 다큐멘터리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BBC방송을 비롯한 유수 TV에서 방영됐고, 국제적인 다큐멘터리 축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박종인 기자 seno@chosoun.com
이학준 기자 arisu0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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