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악화로 작년부터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가운데 북한의 대외방송인 평양방송은 19일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살고 있는 이산가족 윤형철(76)씨를 출연시켜 그의 가족사를 소개토록 했다.

윤씨는 방송에서 자신은 1933년 전라남도 함평군 월야면 영월리에서 농사꾼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당시 가족은 부모와 자신을 포함해 4형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소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돈이 없어 중퇴했고, 17세 되던 6.25전쟁 때 북한 인민군에 들어가 월북한 뒤 농업대학을 졸업했다며 자신의 신상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윤씨는 “우리 형제들이 다 늙도록 언제 한번 마주앉아 보지 못하고 고향땅 한번 다시 밟아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제는 꿈을 꾸어도 고향에 가서 이미 세상을 떠났을 부모님과 만나는 꿈 , 형제 친척들과 다정히 이야기하는 꿈을 자주 꾼다”고 고향과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평양방송은 종종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을 출연시키지만 대부분 이미 남측 가족을 상봉한 사람들인 데 비해 윤형철씨는 상봉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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