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외활동 모습이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 시민들이 쌀 배급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연합자료사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이면의 중심에는 식량난이 자리잡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6일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이 신문은 김정일 정권이 식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함에 따라 외부지원에 의존하는 동시에 외국을 향해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며 외부에 손을 벌리면서도 핵으로 무장한 채 미사일을 휘두르는 세계 최초의 국가라고 북한을 혹평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한 문제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특히 복잡한 도전이라며 '먹는 문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북한 주민의 발육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미 국가정보위원회(NIC)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영양실조로 인한 성장 지체로 북한의 징집 대상자 4분의 1이 줄어들었으며 청소년의 지적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대외개방을 하더라도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외부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정권은 자력갱생을 위해 힘썼지만 역부족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와 투쟁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발표된 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주민은 섭취 영양분의 절반 이상을 시장에서 얻고 가계 소득의 80%가 시장 거래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올해도 인구의 37%가 여전히 외부 식량지원을 필요로 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유엔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북한에서 시장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는 현상에 대해 "지니(램프의 요정)가 병에서 나온 격"이라고 표현했다고 WP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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