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청소년과외체육학교 지도교원(교사)인 남한 출신의 백죽희(58.여)씨는 손꼽히는 여자육상 선수 조련사다.

북한 내각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9.25)에 따르면 백씨는 처녀시절부터 60세를 바라보는 오늘까지 34년동안 여자육상 유망주들을 키워 60여명을 중앙체육선수단에, 200여명을 도급체육선수단에, 30여명을 체육부문 대학과 체육학원 등에 각각 진출시켰다.

백씨의 손에서 이처럼 우수한 선수들이 자라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으로서의 열정과 실력 뿐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집에 데려다 재우면서 몸보신을 시키는 등 친어머니와 같은 따뜻한 사랑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춘천시의 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6세 때 6.25전쟁이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월북했다.

자강도 강계사범대학 체육학부 체육과를 졸업한 백씨는 청진시의 한 고등중학교 체육교사로 잠시 근무하다가 현재의 체육학교로 옮긴후 육상선수를 본격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남편을 여위고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도 그는 12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자신의 집에 숙식시키면서 미래의 육상선수로 양성해갔다.

그가 학교 안에서 키운 닭, 토끼, 돼지 등의 고기를 학생들에게 먹여 기초체력을 강화시킨 결과 학생들은 지난 87년 3월에 열린 전국청소년마라톤경기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사랑하는 제자 김영순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외아들을 위해 특별히 키우던 씨암탉으로 삼계탕을 만들어 먹이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하자 이 학생은 전국 청소년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보답했다.

또 지난 92년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경기에서 이 학교 학생이 우승을 하는 등 백씨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은 수많은 국내외 경기에서 언제나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백씨는 '지난 99년 스페인에서 열린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에서 우승한 정성옥과 같은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명절과 휴일도 없이 후진양성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육구락부에서 90년대 들어 현재의 이름으로 바뀐 청소년과외체육학교는 운동선수를 지망하는 인민(초등)학교와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에 전문종목에 걸쳐 교육 및 훈련을 받는 곳으로 각 군ㆍ구역 에서 지역내 체육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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