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무라즈 라미쉬빌리(Teymuraz Ramishvili) 주한 러시아 대사는 6일 북한의 산업시설, 특히 발전부문의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가 한국에 지고 있는 18억달러의 채무 중 일부를 그 재원으로 사용하자는 의사를 한국 정부측에 제시했으며, 그 협의를 해 왔다고 밝혔다.

라미쉬빌리 대사는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이미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열린 러·한 경제공동위에서 제안되는 등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면서 “한국 정부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나 앞으로 양국 관련 부서들 간의 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 8월 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채택한 모스크바 선언에서 북한 전력부문의 개건 계획을 밝히면서 언급한 ‘외부재정의 인입’이 결국 대한 18억달러 채무의 일부를 전용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라미쉬빌리 대사는 이와 함께 러시아측이 추진하는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사업과 관련, “러시아는 북한철도의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재원 약 5억달러 이상을 전액 투자할 용의가 있으며 그 계획을 수립해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과도 철도연결 사업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과 모스크바에 이를 전담할 철도대표부가 상호 설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부임한 라미쉬빌리 대사는 이밖에도 남북한 및 러시아가 동시에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사업의 적극 추진을 희망했다.
/ 허용범기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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