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주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26)씨의 신산한 삶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설을 통해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포스트는 15일자 신문에 게재한 '옥수수 세 알'(Three Kernels of Corn)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소똥 더미 안에서 옥수수 낱알 3알을 발견해 배고픔을 달랬다는 신씨의 일화를 소개하며 그의 삶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야만성이라는 북한정권의 추한 진실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포스트는 지난 11일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생자로는 최초로 탈북한 신씨의 수용소에서의 삶과 탈출과정, 남한에서의 삶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한국인들이 북한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신문이 이처럼 잇따라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사설은 "정치범 수용소가 역사책에나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신동혁씨의 삶은 우리에게 추한 진실을 상기시킨다"며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야만성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현재 신씨가 사는 한국에서 그의 비망록이 500부 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끔찍하다"며 한국인은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 듣고 싶어하지 않고 북한이 붕괴하면 한국에 엄청난 통일 비용을 전가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포스트는 또한 "정권이 믿을 만한지 여부는 그 나라가 자국민을 학대하는 정도와 반비례한다"고 강조하고 "인권유린의 공포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탈북자들에게만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에 더욱 관심을 쏟을 것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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