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통일론’이 연일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막상 ‘통일’을 위해 우리는 각자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꼭 꼬집어 제시해 주고 있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통자는 뒤엉킨 실뭉치의 ‘실마리’가 본뜻이니, ‘실 사’()가 의미요소로 발탁됐고, 충(가득할 충)은 발음요소였을 따름이다. 실마리만 잡으면 줄줄이 끌어당길 수 있기에, ‘거느리다’⇒’합치다’⇒’모두’ 같은 의미의 확대과정을 거쳤다.

일자는 세상에서 가장 쓰기 쉬운 글자(단어)가 아닐까. 영어 ‘one’에 비하여 얼마나 쉬운가. 더욱이 ‘하나’ 뿐만 아니라 ‘첫째’ ‘모두’ ‘어느’ ‘같음’을 뜻하는 데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 물론, 너무나 간단하여 다른 글자로 고쳐 쓰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이·삼·십으로 쉽게 변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갖은자’인 ‘일’(일)로 쓴다. 통일이 민족 공멸(공:멸)이 아니라 민족 공영(공:영)이 되자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니, 우리 모두 깨끗한 돈을 많이 버는 노력이 통일을 위한 각자의 몫이다. ▷내일은 ‘북한’.

/전광진·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www.dh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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