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레이첼카슨룸에서 환경재단주최로 열린 수잔 리치 퍼스트스텝 대표 기자회견에서 수잔 리치 대표가 북한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뉴시스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현 상태로 지속된다면 2050년엔 북한에 "한 그루의 나무도 찾아볼 수 없을지" 모를 만큼 심각한 상황이므로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한 장기계획이 절실하다고 캐나다의 대북 지원단체인 '퍼스트 스텝스'의 수잔 리치 대표가 3일 주장했다.

리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극동문제연구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북한의 환경파괴와 식량안보' 주제 세미나에서 지난 2005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를 인용해 1990~2005년 북한 산림의 25%가 황폐화됐다며 이같이 말하고 산림 황폐화는 "북한의 식량안보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산림 황폐화와 홍수, 그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북한의 어린이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북한에) 나무를 심으면 (북한의) 다음 세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설립된 퍼스트 스텝스는 평양 형제산구역, 남포, 원산 등에 콩우유 설비와 재료를 지원해 북한 어린이 7만명의 급식을 돕는 한편, 그외 지역에서 임산부와 아동을 위한 미량 영양소도 지원하고 있다.

리치 대표는 유니세프 자료를 인용,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가 37%에 달한다며 "올해는 지난해 수해의 영향으로 영양실조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조민성 겨레의숲 합동사무처장은 국내 민간단체에서 북한에 양묘장 건설을 지원한 결과 10개 지역에서 묘목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앞으로 10년간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처장은 그러나 "북한의 산림 복구를 위해선 50억~100억 그루의 나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지원활동만으론 역부족"이라며 "당국 차원에서 대규모 산림복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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