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 국가정보원장은 27일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비서의 방미 문제와 관련, “지금까지 황씨에 대한 초청은 미국 의원들의 개별적인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신변안전보장과 함께 초청한다면 보낼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이날 정보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황씨가 “방미 초청을 받은 만큼 가고 싶으며, 한·미 양국 정부가 합의되면 언제든지 갈 용의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고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전했다.

황씨는 또 “망명 당시 남한 정부로부터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활동자유를 보장받았으나 현 정권은 오히려 내게 정치인, 언론인을 만나지 말라는 등 5가지 제한조치를 실시했다”면서 “방미시 북한이 고도의 독재국가로, 기본 속성이 폭력과 테러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에서 정형근 의원은 “국정원이 이용호 G&G 회장의 보물선 탐사작업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이용호씨를 보물선 사업자에게 소개하는 과정에 국정원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건 국정원장은 “국정원이 지난 99년 12월 진도 앞바다에 수십억원대의 보물선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조사한 바 있으나 바다 속 시계가 10㎝ 앞도 보이지 않아 중도 포기했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검찰이 5000만원 수뢰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은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과 관련, “김씨가 이용호씨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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