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18일로 10년을 맞지만 이제는 오히려 남북관계를 정상화키기 위해 넘어야할 ‘봉우리’가 된 듯 하다.

지난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직후 정부의 결정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래 남북 모두 유.무형의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올해 관광객 43만명을 목표로 했던 현대아산의 경우 관광객이 19만9천966명에서 멈추면서 매출 역시 작년 3천억원에 비해 600억~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북한의 경우도 연말까지 관광이 재개되지 못할 경우 관광 대가(2박3일 이상의 경우 1인당 80달러)만 약 1천800만달러, 기타 부대 수입도 약 1천만달러 가량 놓치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관광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 문제가 남북관계 정상화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50대의 비무장 여성이 북한 지역인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한 만큼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해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 문제 협의를 계기로 남북 당국이 대화를 재개하고 관광을 다시 시작하면 현재의 남북 경색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도 갖고 있다.

이런 기대 속에 애초 우리 당국자의 현지조사를 관광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삼던 정부는 최근 입장을 다소 완화, ‘일단 당국간 대화를 하면 해결될 것’이라며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 사건 이후 중단했던 군(軍) 통신 자재.장비 제공을 다시 하기로 최근 결정했고, 보류하고 있던 인도적 대북지원단체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재개하기로 했다. 금강산 사건에 걸어뒀던 고리들을 하나씩 풀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현대아산이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접촉하고 있지만 북측은 군사통제지역에 남측 관광객이 진입했다가 발생한 사건인 만큼 책임소재는 남측에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북측은 관광을 재개하려면 중단을 결정한 남측 당국이 먼저 재개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은 지난 3월말 당국간의 남북대화를 중단한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남측 정부 인사들과 만날 생각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가 최근호(11.15)에서 “(이명박 정부가) 하루빨리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며 “여기에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고 북남관계를 회복하는 길이 있다”고 보도한 것은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남북관계와 연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불미스러웠던 사건이 원만히 해결됨으로써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란다”며 “남북이 만나면 틀림없이 뭔가 해결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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