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일찍부터「위대한 지도자」로 불려져 왔다.

김일성주석으로 부터 권력을 순조롭게 승계하기 위해서는 「위대한 지도자」임을 상징하는 「카리스마 조작」이 당연히 필요했다.

이에따라 김총비서의 우상화를 위해 만들어진 상징물은「김정일화」「정일봉」「효성화」「구호나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김정일화」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최초의 김총비서 상징물이기도 한 이 「김정일화」는 88년 2월 김총비서의 46회 생일때 등장했다.

당시 평양의 언론들은 『이 꽃은 일본의 원예학자인 가모 모도데루가 남미가 원산지인 베고니아 뿌리로 20년간의 연구끝에 만들어 냈으며 조선인민과 일본인민들 사이의 우호와 연대성, 세계평화위업에 공헌하고 계시는 친애하는 김정일 동지를 흠모하여 그의 존함과 결부시켜 꽃의 이름을 「김정일화」로 명명하고 88년 2월 16일에 즈음하여 그 꽃을 김정일동지에게 바쳤다』고 보도했다.

이 꽃은 번식력이 강하고 기르기 쉬운 장점을 지니고 있어 각지의 식물원에 설치된 「김정일화 온실」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또한 김총비서를 찬양하는 내용의 시 및 대중가요 소재로도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박미성이 가사를 짓고 우정히가 작곡한「김정일화」는 특히 90년대 초반까지 북한에서 가장 널리 불렸던 노래였다.

「효성화」는 93년 2월 김총비서 51회 생일때 등장했다.

원산농업대학 원림경제학부에서 10년간의 연구끝에 재배에 성공했다는 이 꽃은 낮은 온도에서 매우 강하며 개화기간이 길고 빛깔과 모양이 아름다운 것이 특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꽃은 직접적으로 김총비서를 상징하지는 않지만 김총비서가 「효성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또 그의 생일인 「2월의 명절」을 기해 필수 있게 개량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또하나의 김총비서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다.

「정일봉」은 88년 11월 15일 나타났다. 본래의 이름은 장수봉으로 높이가 1천790m이며 김총비서의 출생지라는 「백두산밀영」 뒤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은 「정일봉」 등장 배경에 대해 『혁명의 위대한 영도자를 높이 모시고 따르려는 온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이며, 절절한 염원이며, 백두밀림에서 개척된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완성해 나가려는 우리인민의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따라 북한에서는 「정일봉」을 「주체의 희망봉」으로도 부르고 있으며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행군의 가장 필수적이고 중심적인 코스로 선정돼 있다.

「김정일화」와 함께 역시 가요.시 등 각종 문예물의 주요 소재로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박세옥이 지은 「정일봉」이라는 시가 가장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김정일화」와 「정일봉」에 이은 김총비서 상징물로는 「향도봉」이 꼽힌다.

「향도봉」은 백두산 최고봉인 「병사봉」을 김일성주석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장군봉」으로 바꾼 것처럼 91년 1월 백두산 주봉 가운데 하나인 「망천후」(해발 2천712m)를 개명한 것이다.

당시 평양언론들은 이같이 망천후를 「향도봉」으로 개명한 것에 대해 『수령의 혁명위업을 빛나게 받들어 나가는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향도따라 공산주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우리인민의 신념과 의지,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을 담은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총비서의 상징물로 최근에는 「마가목」도 많이 거론되고 있다.

「마가목」이 의리와 구원, 선(善)과 미(美)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며 김정일총비서 출생을 「전설화」(傳說化) 할때 주로 쓰이고 있다.

즉 『김정일총비서가 태어날 때 천둥.번개가 치고 천지가 붉은 기운으로 뒤덮이더니 백두산 밀영주변에 전에 없던 마가목 나무들이 자생하기 시작했다』는 식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총비서 상징물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만수무강수」이다.

이 「만수무강수」는 김일성주석- 김정일총비서의 만수무강을 축원키 위해 백두산 밀영의 소백수가에 심어놓은 크기가 같은 두 그루의 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지난 90년 10월에 열렸던 범민족대회와 「조국통일축전 백두-한라 대행진」에 참석했던 해외동포들이 백두산밀영을 답사하면서 심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나무들은 김총비서의 49회 생일을 일주일쯤 앞둔 지난 91년 2월 9일 평양방송 보도를 통해 처음 외부로 알려졌는데 이때 평양방송은 『백두밀영에 있는 모든 것은 역사에 그 이름 빛날 정일봉과 함께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선생님과 관련되어야 한다』는 기념 식수자들의 뜻에 따라 「만수무강수」로 명명됐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항일투쟁때 빨치산대원들이 나무껍질을 벗겨 글씨를 새겼다는 「구호나무」도 김총비서 상징물로 소개되고 있다.

『민족의 태양 김일성장군, 그 태양빛 이어갈 백두광명성』등이 김총비서와 관련해서「구호나무」에 새겨진 글귀들이다.

평양언론들에 따르면 이「구호나무」는 지난 61년 처음으로 12그루가 발견됐고 금년 8월말 현재까지 1만2천여그루가 나타났는데 이같은 상징물들은 유교적 가부장적인 북한체제의 특성으로 보아 앞으로도 더 많이 등장할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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