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월 북한에 나포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30여년 동안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방치돼 있다가 평양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대동강의 쑥섬 근처로 2년전에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대동강 `충성의 다리' 근처의 `셔먼호 격침기념비' 앞 강기슭으로 옮겨진 푸에블로호는 배수량 906t, 길이 54m, 폭 10m의 적지 않은 덩치로, 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 배를 통째로 옮겼는지 관심거리였다.

23일 재미 동포가 운영하는 민족통신에 따르면 나포작전 제1조 조장으로 이 배 나포에 직접 참여했던 북한해군 김중록 대좌(남한의 대령급)는 '원산에서 제주도와 일본 근해의 공해를 거쳐 서해를 통해 푸에블로호를 대동강으로 끌어왔다'면서 '수송작업이 완료된 후 3일 뒤에야 미국 당국이 알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현재 푸에블로호 나포작전에 참여했던 `공화국 영웅' 박인호씨 등과 함께 이 배에서 참관인들에게 당시의 나포 과정을 설명하는 강사로 일하고 있다.

김 대좌의 이러한 발언에 따라 여러 대를 연결한 대형 트레일러에 푸에블로호를 싣고 육상으로 옮겼다거나 이 배를 분해한 후 다시 대동강 앞 기슭에서 조립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불식되게 됐다.

원산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푸에블로호가 대동강 기슭으로 옮겨진 것은 1998년 12월초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듬해 1월 서해의 남포항을 거쳐 현재의 위치에 옮겨졌으며 같은해 10월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김 총비서는 이러한 지시를 내릴 당시 '푸에블로호를 활용해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잘 교양할 수 있다'면서 이 배를 전시할 위치까지 정해 줬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푸에블로호 선상에서는 반미(反美)교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김 대좌는 미국 상선인 제너럴 셔먼호가 격침된 바로 그 장소에 이 배가 전시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참관인들의 자주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민족통신은 전했다.

한편 77명의 사병과 6명의 장교가 승선했던 푸에블로호는 북한해군 선발조 7명과 추가병력 34명 등 모두 41명에 의해 나포됐으며 북한해군이 당시 쐈던 총탄 자국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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