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노동계급의 당’(공산당)이라고 일컫는 조선노동당 외에 조선사회민주당과 천도교청우당이라는 두 개의 정당이 더 있다. 이들 두 정당을 북한에서는 우당(友黨)이라고 부른다.

우당이란 말 그대로 ‘벗으로 되는 정당’이라는 뜻이며 ‘노동계급의 당을 지지하며 노동계급의 당과 통일전선을 이룬 단계에 있는 정당’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우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야당과는 전혀 다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1년 5월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꾼과 한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는 필승불패이다’제하의 담화에서 "사회주의 사회는 계급적 차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차이가 남아있는 과도적 사회로서 노동계급의 당과 함께 다른 정당들이 존재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사회주의 사회에서 다른 정당들은 노동계급의 당과 집권경쟁을 하는 정치조직이 아니라 온 사회에 노동계급의 당의 영도를 보장하는 조건에서 친선적으로 협조하는 정치조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주의 사회에 대한 영도권을 노동계급의 당이 아닌 다른 정당의 수중에 넘기는 것은 결국 사회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까지 단언했다.

조선사회민주당은 광복 직후인 45년 11월 고당 조만식 선생을 비롯한 북한지역의 민족주의세력들이 결성한 조선민주당의 후신이다. 조선민주당은 당수인 고당이 신탁통치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연금되고 나머지 간부들이 소련군정의 탄압을 피해 월남하면서 사실상 와해됐다. 이후 공산주의자들이 당을 장악, 조민당은 조선노동당의 위성정당으로 전락했으며 50년대 말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가 81년 1월 갑자기 제6차 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강령과 규약을 채택하고 당명을 조선사회민주당으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도교청우당은 46년 2월 천도교를 기반으로 창당된 종교정당으로 60년이후 조선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자취를 감췄다가 82년 8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80년대 말 월북한 최덕신이 한동안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그의 부인인 유미영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 두 정당은 독자적인 당 강령과 규약 등을 가지고 있지만 내용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노동당의 정책과 노선에 지지와 찬동을 표시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데 그치고 있다.

북한은 다당제에 대해 ‘부르주아정치의 잔재’로 치부하며 극도의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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