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 테러참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군사적 공격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한 북한보도들도 매우 절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사건발생 하루만인 지난 12일 외무성대변인이 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미 테러참사를 `지극히 유감스럽고 비극적인 사건'이라면서 테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북한의 중앙방송ㆍ평양방송, 조선중앙TV는 `미국 전례없는 습격사건으로 대혼란'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대한 전례없는 습격사건들이 일어나 전국이 대혼란속에 빠져 들었다'고 피해상황은 생략한채 비교적 간략하게 보도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 14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테러참사 이후의 미국의 동향과 세계 각국의 반응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다뤘다.

지난 14일 북한 방송들은 미국이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선포,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을 다짐한 사실과 함께 이번 사건의 원인과 미국의 위상 등을 다룬 외신의 논평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북한은 미국 언론과 프랑스 TV, 일본 NHK를 인용해 이번 사건은 미국 부시행정부의 `오만한 외교정책'도 한 원인으로 되고 있으며 미국의 `나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8일에는 `미국이 군사적 보복을 시도'라는 제목으로 미국이 이번 테러 사건의 배후 인물로 빈 라덴을 지목하고 그를 보호하고 있는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실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성전'을 다짐하고 있는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북한방송들은 그러나 '미국의 군사적 기도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의혹과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군사보복에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북한방송들은 미국 LA타임스가 '일정한 전선도 없고 적도 숨은 상태에서 벌어지게 되는 장기적인 전투는 미국인은 물론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파하기 어렵다'면서 부시 행정부가 군사행동에 신중할 것을 요구했으며, 미 의회 의원들도 미 본토가 훨씬 강력한 공격을 받을 위협적인 상황에 놓여 있으며, 미사일과 핵무기,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다양한 위협속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국방장관은 미국이 확고한 증거없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으며, 파키스탄의 신문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보복을 가한다면 세계 이슬람교도들의 반미감정이 고조되어 보다 강경한 반미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특히 '지금 세계 사회계는 미국의 군사적 보복이 초래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의 군사행동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미국의 테러사건을 `습격사건'ㆍ`대기습 공격' 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천명에 달하는 인명피해 및 미국의 복구작업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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