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송은 18일 미국에서 동시다발 테러사태에 대한 군사적 보복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으나 이것은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의혹과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외신보도를 인용해 미국에서 지난 11일 전례없는 `대기습공격'을 받은 뒤 전쟁전야의 사태가 조성되고 있다며 부시 미 대통령이 '21세기의 첫 전쟁에 직면했고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가 있은 이상 모든 수단을 동원한 최고수준의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중앙방송은 또 부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사건의 혐의자로 간주되는 사우디아라비아출신의 빈 라덴과 그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어떤 나라도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현재 빈 라덴이 아프카니스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미국이 그동안 자국에 가해진 여러 차례 공격사건의 배후조종자로 그를 지목하고 몇해전부터 추적해 왔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이어 '지금 세계 사회계가 미국의 군사적 보복이 초래할 엄중한 후과(부정적 결과)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미 LA타임스가 부시 행정부에게 군사행동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파키스탄 신문 `더 뉴스'도 '만약 미국이 이번에 아프카니스탄에 보복을 가한다면 세계 이슬람교도들의 반미감정이 고조돼 그들이 미국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그리스 국방방관은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하려면 확고한 증거가 있어야 하므로 맹목적인 공격을 피할 것을 미국에 호소했고 이탈리아 국방장관도 자국이 미국의 군사공격작전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이 방송은 소개했다.

중앙방송은 또 미국이 군사적 보복을 가할 것으로 알려진 아프카니스탄에서 수천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성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탈레반 정부는 미국의 있을 수 있는 공격에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보복도 가할 것이고 이를 위해 그 어떤 대가도 치를 것이라고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파키스탄이 미국의 군사작전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이와 관련해 탈레반 정부는 성명을 통해 '그 어떤 이웃나라가 자국의 영토와 영공을 아프카니스탄을 반대하는 군사작전에 제공한다면 그 나라에 대해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에서의 테러 발생 하루만인 지난 12일 외무성 대변인이 중앙통신과 회견하는 형식으로 이번 사건을 `유감스럽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테러 반대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중앙텔레비전, 중앙 및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은 이번 테러사태를 `전례없는 대기습공격', `습격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사실전달에만 그치고 있으며 외무성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해외에 타전되는 중앙통신 외에 전혀 소개하지 않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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