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금강산대책반 제2차회의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연합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개성관광 중단까지 정부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대북 관광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17일 국회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 "재발방지 대책이 없고 조사도 안 이뤄지는 상황에서 개성관광도 심각하게 생각해달라고 현대아산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현대아산 측에 개성관광 안전에 대한 강한 협조요청을 했지만 개성관광에 대해 중단하라 마라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톤 다운'했다.

이는 북측이 정부 조사단 수용을 요구하는 전통문 수신을 두 차례 거부,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 내부에서 '개성관광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개성관광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에도 별 영향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러 여건상 사소한 안전사고라도 생겨날 경우 곧바로 관광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현대아산은 개성 관광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지난 16일 방북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개성관광의 안전관리 대책을 좀 더 강화할 것이고, 이미 착수했다"고 말한 데 이어 18일 개성을 방문해 안전시설과 직원 근무상태를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아산은 관광조장의 숫자를 두 배로 늘리고 보다 강화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금강산 피살사건의 여파가 개성까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작된 개성관광은 올해 상반기에만 관광객 6만명을 유치하며 올해 목표인 10만명을 향해 순항 중에 있었다.

상반기 관광객수가 19만명인 금강산관광의 비해 규모가 3분의 1 수준이고 관광비도 18만원으로 금강산의 평균 30만원보다 적지만 개성관광 중단은 곧 대북 관광사업 전체의 '개점휴업'을 의미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남북간 대치국면이 극단으로 치달을 우려까지 점쳐져 현대아산은 개성관광 중단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 자체를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개성 관광객의 신변이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되거나 정부 당국이 관광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개성관광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안전을 담보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로 개성관광까지 타격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