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 펜타곤·세계무역센터 테러 폭발 공격 이후, 미국 ‘테러 지원국’ 명단에 단골로 오르는 국가 원수들까지 ‘육성’으로 ‘애도’ 또는 ‘대미 협력’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과 수단의 지도자 우마르 알-바쉬르는 14일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지도자는 12일 곧바로 “경악스런 공격”에 애도를 표했고, 이란의 모하마드 카타미 대통령은 “테러를 규탄하며, 국제사회는 이를 근절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도 “모든 형태의 테러를 뿌리 뽑기 위한 전세계의 집단적인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장도 “쿠바는 미국민과 기꺼이 협력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심지어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은 미국민을 돕기 위한 헌혈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은 12일 외무성 대변인 이름으로 “온갖 행태의 테러와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김정일 육성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단의 우마르 알-바쉬르 역시 마찬가지.

반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악을 거두지 않으려면 악을 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고, 국영방송도 “카우보이 미국인들은 인류에 끼친 자신들의 죄로 인해 이번 공격을 받아 싸다”고 비판했다.
/ 이철민기자 chul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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