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언론이 `제2의 진주만 공습'으로까지 비유하며 워싱턴과 뉴욕 테러사건의 추이를 시시각각으로 상세하게 전하는 반면 북한언론은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의 신문과 방송은 미국이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간주, 테러범과 지원국에 대해 강력한 보복을 천명한 사실과 세계 여러국가가 대미 복구지원을 제의한 사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테러로 인한 미국의 혼란상에 보도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언론은 12일 보도한 `미국 전례없는 습격사건으로 대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3일에도 반복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은 12일 CNN 등 외신을 인용, 11일 오전 9시께 여객기 2대가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해 건물을 붕괴시켰으며 여객기 1대가 국방부 청사를 크게 파손시키는 등 '전례없는 습격사건들이 일어나 미국 전역이 대혼란 속에 빠져 들어갔다'고 논평없이 전했다.

중앙방송은 13일에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 전했으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신문도 13일 `미국의 혼란상'에 중점을 둔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있는 노동신문의 경우 1면 톱기사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제821군부대와 제757군부대의 염소목장과 토끼목장 시찰 소식을 사진과 함께 크게 다룬 반면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 소식을 6면으로 돌림으로써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언론은 `미제의 대조선 압살기도는 변함이 없다'(12일 중앙방송 논평), `미국은 인권에 대하여 말할 자격조차 없다'(13일 중앙방송), `미ㆍ일 반동들의 음흉한 전쟁흉계'(13일 노동신문 논평), `속에 칼을 품은 자들과는 마주 앉을 수 없다'(12ㆍ13일 평양방송) 등 일상적인 대미 비난을 계속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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