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하철 선전선동부장이 부장직에 기용된후 1년여만에 당 비서로 승진함에 따라 북한에서 노동당 비서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주요 정책과 노선을 결정하는 최고 권력기구인 노동당은 상설 또는 비상설기구로 구성돼 있다.

상설기구로 중앙의 경우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과 검열위원회가 등이 있고 비서국 산하에 각 전문 부서(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국제부 등)가 있으며 지방 및 하급 당 조직으로는 해당 당위원회(도 및 시 당위원회 혹은 내각 성ㆍ위원회의 당위원회 등)의 비서처와 그 산하의 전문 부서가 있다.

김정일 총비서를 정점으로 여러 명의 비서로 구성된 중앙당 비서국은 북한의 모든 대내외 정책을 수립, 집행함은 물론 인사문제까지 감독하는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노동당 규약 제3장 26조는 비서국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필요시, 당 인사 및 당면문제 등 당내 문제를 토의 결정하며 그 결정의 집행을 조직 지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당에는 또 정위원 및 후보위원의 자격을 가진 당ㆍ정ㆍ군 등 각 분야의 차관급 이상 고위간부들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와 그 안에 조직돼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정치국, 중앙군사위원회, 중앙검사위원회 등 비상설기구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 비상설조직은 형식적인 기구에 불과할 뿐 모든 정책 수립과 그 집행에 대한 감독 등 실질적인 권한은 사실상 비서국이 갖고 있다.

비서국의 기능과 역할은 김일성 주석이 권력 뒤편으로 물러나고 김 총비서가 사실상 당권을 완전히 장악한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대폭 강화됐다.

김 주석의 생존시에는 주요 정책이 정치국에서 논의ㆍ수립되고 비서국은 그 집행을 위한 당적 조치를 채택해 이를 전국의 당조직에 하달하는 한편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김 총비서 체제하에서는 정치국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지고 비서국이 정책 수립에서부터 집행 및 감독까지 총괄하게 됐다.

즉 김 총비서는 당내 각 부서의 담당 비서를 통해 모든 현안을 보고받고 이를 결재하는 방식으로 각종 정책 결정과 인사문제, 기타 당의 주요 조치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 중앙위 비서들은 김 총비서의 신임이 두터운 측근이거나 그 분야에서 충성심과 능력이 검증된 핵심인물이다.

현재 당 중앙위 비서는 김 총비서를 포함해 전병호, 한성룡, 계응태, 김국태, 김기남, 최태복, 김중린, 김용순, 정하철 등 10명이며, 김 총비서가 수석비서격인 당 조직비서와 조직부장을 겸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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