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 등 오금강 경치와 동해 장전항의 전경./에머슨퍼시픽그룹 제공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올해 대내외 악재로 인해 금강산 비로봉과 백두산 관광 사업이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14일 현대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지난해 내금강과 개성 관광으로 대북사업에 탄력을 받았으나 올해 4월과 5월로 각각 예정됐던 금강산 비로봉과 백두산 관광이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4월 내금강 관광 재개와 함께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됐던 비로봉은 현지 날씨로 인해 4월말 또는 5월이 돼야 관광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지난달 말에 비로봉 답사를 통해 최종 코스 등을 북측과 조율하려고 했는데 현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당분간 포기한 상태라 개장 시점이 하반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현대아산측은 "지난달 답사도 비로봉에 눈이 많이 쌓여 가지 못했는데 최근까지 녹지 않아 아직 못가고 있다"면서 "관광 개시일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관광객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5월 백두산 관광은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왔을 때만 하더라도 5월 백두산 관광을 자신했으나 연초부터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백두산 직항로 관광은 전면 보류된 상태다.

그동안 진척이라곤 현대아산과 외교통일부, 국토해양부로 이뤄진 정부 합동실사단이 지난해 11월 백두산 현지 답사를 한번 해본 게 전부며, 공항 시설과 항로, 항공사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정은 회장도 "백두산 관광의 경우 남북간 항공협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5월 관광실시에는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을 정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에 백두산 공항에 갔는데 시설이 열악해 보수할 상황이 많았다"면서 "백두산 직항로 관광을 하려면 항로 문제 등이 남북간에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아 백두산 관광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항상 여러가지 변수가 있어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반드시 5월에 백두산 관광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여유를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백두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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