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남북대화 재개를 비롯해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 제안'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해 향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국제면에 '베이징, 남북회담 지원 다짐' 제하의 1면 머리기사를 싣고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던 남북대화가 오는 15일 재개된다고 보도하고 '그러나 북한의 남북대화 재개 제의는 결과적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번 주 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 처리와 이에 따른 자민련과 민주당의 결별로 여소야대 정국이 재현함으로써 김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의 민주당과 자민련의 결별에 따른 연립정권 붕괴는 오는 2002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정치 장정의 새로운 출발로 간주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신문은 '김 대통령이 내각 재구성을 위한 준비에 착수해 빠르면 이날중 내각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은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비적대적 전략을 계속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한국 측의 대북 포용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거의 아무것도 이에 대해 호응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해 그 같은 정책 지속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포스트는 북한이 북-미 대화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장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전통적인 맹방인 중국과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장 주석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과 대화하면서 한국을 포함해 유럽, 미국과 관계를 개선토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서울발 보도를 인용해 장 주석이 특히 김 위원장에게 오는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토록 권유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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