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서식하는 동물가운데 9개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호랑이는 북부지방의 고산지대에 고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조선자연보호연맹 중앙위원회 김순일 서기장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의 월간지 ’조국’ 3월호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북한에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척추동물은 1천431종으로, “세계 척추동물 종수(4만5천417종)의 약 3.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 서기장은 북한 서식 동물종을 세계보호연맹(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척추동물가운데 전멸위기종이 9종, 위기종은 29종, 희귀종은 119종이며, 이는 척추동물 총수의 약 11.1%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 포유류는 육생 79종과 수생 28종을 합해 107종, 어류 865종, 양서류 17종, 파충류 26종이며 조류는 전 세계 종수의 4.5%에 달하는 416종이다. 그외 무척추동물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중이라고 김 서기장은 말했다.

김 서기장은 이와 함께 특산동물은 41종이며 이중 어류가 33종으로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 나라 특산종인 조선범(한국호랑이)은 북부의 높은 산줄기들에 고립돼 있고 복작노루(고라니)와 클락새(크낙새)는 반대로 낮은 산 지대에 있다”면서 고라니는 해방 후 동물보호 정책에 따라 이주.순화 방식으로 황해남도에서 함경도 일대로, 크낙새는 개성 송악산 일대에서 황해남.북도 일대까지 서식지를 넓혔다고 전했다.

김 서기장이 이번에 밝힌 동물종 집계는 북한의 ’2007 조선중앙연감’의 통계치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조선중앙연감에 따르면 서식 동물 8천456종가운데 척추동물은 1천434종이며 이 가운데 포유류는 97종, 어류 850종, 양서류 14종, 파충류 27종, 조류 394종이다. 무척추동물은 7천31종이었다.

북한의 동물자원 분포는 남한의 동물 서식 현황과도 다르다. 환경부가 집계한 2006년 현재 ’생물자원 현황’에 따르면 남한의 척추동물은 1천528종으로 북한보다 100종 가까이 많고 포유류는 123종, 어류 905종, 양서.파충류 43종, 조류 416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 통계치는 북녘의 동물자원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난해 말 국립생물자원관이 북측과 한반도 생물지(生物地) 조사를 공동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구체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북한)에서 유용동물과 관상용 동물을 보호 증식하기 위한 사업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묘향산, 구월산, 오가산을 비롯한 자연보호구에서 동물을 인공사육하기 위한 대책이 세워져 사슴과 노루, 검은돈(검은단비), 수달, 박새, 밀화부리를 비롯한 유용동물과 관상용 동물의 수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아울러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량강도, 자강도에서는 이 일대에 퍼져 있는 큰곰과 반달곰의 증식을 위해 보호구역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1998년 ’유용동물보호법’을 제정한 뒤 2000년과 2006년 두 차례 개정했으며 매년 4월을 ’새보호월간’, 4~8월을 ’산짐승보호기간’으로 지정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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