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방북했던 재계 인사들은 북한 측에 이중과세 방지 및 투자보장, 신변보장 등의 경협을 위한 제도 마련을 제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계는 오는 8~9월쯤 50여명의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대북투자단의 방북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중소기업 전용공단을 북쪽 휴전선 근처에 조성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재철(김재철) 무역협회장, 손병두(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재계인사들은 이날 서울에 돌아온 뒤 각각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방북 기간에 북한의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 등 북한의 남북경협 관계자들과 만나 우리 기업이 북한에서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재철 회장은 “큰 규모의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리 측이 제기했고, 북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손길승(손길승) SK 회장은 “방북기간 중 김정일 위원장에게 ‘남북경제교류와 관련, 제도적인 장치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더니 ‘다같이 노력하자’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특히 북한의 컴퓨터센터는 일정궤도에 올라 북한도 컴퓨터분야에는 관심이 많아 보였다”고 전했다.

구본무(구본무) LG회장은 “방북기간 중 북한기업인들도 만났지만 개별적인 접촉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컬러TV 합영공장 설립과 비무장지대 국제물류센터 건립 등 사안별로 대북사업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병두 부회장은 “북측이 남북경협에서 민경련을 대표창구로 하는 만큼 우리 경제단체들도 논의를 통해 협의기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이원호 부회장은 “8, 9월쯤 중소기업인 50여명으로 구성된 대북투자조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북한측에 제의했으며 북쪽 관계자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휴전선 근처에 중소기업전용공단을 건설하는 방안도 북한 측과 논의했으며 북한 측으로부터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측과 개별접촉을 가진적이 없고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며 “이달 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방북 때 구체적인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대북사업 방향과 관련,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사업환경이 개선되고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남북 당국 간 대화의 진전과 사업 인프라의 개선 정도에 맞게 필요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교기자 gyseo@chosun.com

/조중식기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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