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화 김정일화 목란 등장


◇ 3일 북한을 방문한 장쩌민 주석을 환영하는 평양시민들. 북한의 국화인 목란을 흔들고 있다.

평양시민들이 길거리에 늘어서서 뭔가 ‘가장물’을 들고 흔들며 환호하는 것을 연도행사라 부르는데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중국 장쩌민 주석 연도행사는 유독 화려했다. 특히 진달래꽃으로 보이는 붉은색 꽃술을 일제히 흔들었던 작년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91년 북한의 국화로 공식 지정된 "목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에게 선물받아 명명했다는 "김일성화", 일본 원예학자가 개발해 주었다는 "김정일화" 등의 다양한 조화가 등장해 이채를 띠었다.


◇ 3일 장쩌민을 환영하며 붉은 색의 김정일화와 자주색 김일성화를 흔들고 있는 평양시민들.

김정일이 등장하는 1호행사는 평양시내에서도 엄선된 "1호행사대상자"들만이 참가한다. 행사가 있기 1주일 전에는 지방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평양으로 들어와 행사 준비에 들어간다. 각자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역할과 서 있을 위치를 지시받는데, 가장물을 흔들도록 돼 있는 사람들은 구역 인민위원회(구청이나 시청) 행사과에 가서 종이, 물감 등의 재료를 받아와 함께 모여 각자 자신이 들 것을 만든다. 행사일정이 촉박하면 밤을 새서 만드는 일도 흔히 있다고 한다.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당기관에서 검열을 받고 나서야 행사장에 들고 나간다. 행사때는 지휘자가 마이크로 흔드는 시점을 알려주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흔들게 된다.
/김미영기자 mi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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