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90년 3월 이후 11년여만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5일 오후 귀국했다.

장 총서기는 북한방문중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2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고 당 대외연락부가 이날 밝혔다.

장 주석은 2차례 정상회담에서 모두 남북한간 대화와 관계 개선 및 북-미, 북-일, 북-유럽연합(EU) 관계 개선과 정상화를 촉구하고 광범위한 공동의 인식에 도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오께 백화원 영빈관을 찾아가 장 주석을 만났으며 이어 평양 근교 타조 농장을 함께 방문하고 순안비행장까지 동행해 환송행사를 베풀었다.

장 주석은 이날 오후 3시 특별기편으로 평양을 떠나 기내상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낸 감사의 전문(電文) 메시지에서 '이번 공식 친선 방문이 성공적이었으며 방문 결과들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조 우의의 꽃은 양측의 공동 노력에 의해 더욱 현란하게 피어나고 더 많은 결실들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김 국방위원장을 비롯,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조명록(趙明錄) 등 북한의 당ㆍ정.군 간부들과 왕궈장(王國章) 북한주재 중국대사 등이 배웅하는 가운데 장 주석 환송행사가 진행됐다. 김 위원장과 장 주석은 악수와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장 주석은 5일 오전엔 중국주재 북한대사관 관리들과 북한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을 만났다. 장 총서기 귀국후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는 귀국 환영 행사가 펼쳐졌다.

올해 1월과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방중때와 장 총서기의 11년전 방북때도 공동성명이 없었으며 북-중간에 성명 같은 문건을 발표해온 전례가 거의 없어 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말했다.

장 주석은 3일 정상회담에 이어 4일 밤과 5일 낮 김 위원장과 각각 만났으나 비공개 정상회담을 가졌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소식통들은 이때 비공개 회담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1월 김 위원장의 상하이(上海) 방문때도 비공개 정상회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당 대외연락부는 김 위원장이 2차례의 정상회담을 언제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장 총서기는 4일 밤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능라도에 있는 5월1일경기장에서 10만명이 벌인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인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고 이에 앞서 고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살던 옛집, 만경대소년궁, 인민대학습당, 조중우의탑 등을 둘러보았다.

장 총서기가 북한에 남북대화와 남북한, 북-미, 북-일 등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경제지원을 약속한 만큼 향후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위원장으로서는 러시아와 중국과의 북방 외교를 마무리하고 한국, 미국과의 관계가 새로운 외교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장 주석의 귀국에 따라 당 제 15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5기6중전회)가 이달 중순이나 하순 개최되며 이어 10월20일 상하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펼쳐진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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