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북에 추가지원 약속
철도연결도 협의 가능성



◇ 북한을 방문한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이 4일 평양 만경대 소년궁전에서 북한 어린이들에 둘러싸여 활짝 웃고있다./평양=AFP연합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이번 방북은 김정일 위원장 시대의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김일성 생존시 양국의 돈독했던 혈맹관계를 완전히 복원할 수는 없지만 냉전종식과 한·중 수교로 냉각된 양국의 협력관계를 정상화시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장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장 주석이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홍성남 내각 총리에게 “작년 6월 북남 쌍방은 분단 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북남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며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과거처럼 한반도 북남 쌍방의 대화 지속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장 주석이 첫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식량과 물자를 제공했다”고 언급한 것은 지난 3월 측근 쩡칭훙(曾慶紅) 당 조직부장이 장 주석 방북에 앞서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미 약속한 경제 지원을 장 주석 방북 직전에 이행했음을 통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나, 추가 지원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류즈쥔(劉志軍) 중국 철도부 부부장과 안민(安民) 대외경제무역부 부부장이 장 주석을 수행한 것과 관련, 경의선과 유럽행 철도 연결 문제를 북한측과 구체적으로 협의했을 것이라는 일부 추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주한미군 철수 논의설과 북한 경제개방 촉구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중지 약속설 등 일부 보도들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측은 이번에 장 주석을 맞기 위해 적지 않은 신경을 썼다. 김 위원장이 직접 공항영접을 나갔으며 연도에 환영인파 수십만명이 동원됐다. 또 장 주석이 인민대학습당에 도착했을 때 한복차림의 직원 3000여명이 환영인파로 대기했고, 장 주석이 관람한 5·1체육관 집체 체조에는 10여만명이 열연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중국과의 유대 강화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음을 절감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북경=여시동특파원 sdy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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