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레이니(James T.Laney) 전 주한대사는 5일 '북한은 한반도를 둘러싼 사태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레이니 전 주한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열린 평화포럼 주최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라는 주제의 국제회의에 참석에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평양 정부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지도자가 직면하는 어려움을 간과하고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요구를 계속해 보수파들로 하여금 북한의 의도에 회의를 품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원조의 시혜자가 서울이지 워싱턴이 아님을 알고 원조를 받기위해서는 서울과의 관계개선이 필수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관계개선을 위한 첫 단계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며 답방이 실현되지 않으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하는 의도가 있는지 의문을 품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클린턴 정부의 개입정책과는 궤를 달리하는 부시 정부의 정책방향은 중대한 실수였다'며 '우방인 남한의 입지를 좁히고 평양을 자극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장기계획과 북-미 양국관계를 정상화시키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양국간 적대감은 더욱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시민사회 차원에서 냉전의식을 타파하고 평화교육.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제시민 네트워크인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세계포럼'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각 지역대표의 기조강연과 토론으로 시작한 국제회의는 6일 분과토의 및 보고서 작성, 7일 종합토의 및 건의서 채택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는 박한식(朴漢植) 미 조지아대 교수, 랄프 코사 미 퍼시픽포럼 대표, 주량(朱良) 중국국제교류연합 부회장, 류수칭(劉述卿)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 에곤 바르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 도이 다 카코(土井多賀子) 일 사민당 당수 등이 참석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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