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남북 당국자간 대화 재개를 제의한 것은 남한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면서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의 영향력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제의가 장 주석의 북한 방문과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안의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면서 한국 전문가 등의 말을 인용, 제의 시기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햇볕정책의 핵심 설계자인 임 장관이 2주전 남한 대표단의 평양축전 비공식 참가 허용 및 일부 인사들의 북한 찬양 언행으로 정치적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대 이모 교수는 남한 국민들이 대북관계 진전을 원하고 있으나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그것(북 제의)은 (남한 정계에) 매우 혼란스런 국면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북한은 장 주석이 방북중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맹방인 중국을 포함해 어떤 세력의 압력도 받지 않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하고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북한이 대화제의를 통해 이런 효과들을 기대하고 있으나 북한 관계자들이 중국 등으로부터의 압력을 피하기 어렵고 대남 정치적 영향력 의도도 너무 분명하고 서툴러 다른 정치조직들의 이해도 거의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L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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