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中 공산당 개혁이론 찬양
강택민 "당도 사회변화 수용해야"


◇ 북한을 방문중인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3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평양=AP연합

북한 방송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과 연회 소식을 하루 늦은 4일 오전 보도했다.

북한 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과 장쩌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3일 평양에서 ‘단독회담’과 ‘회담’을 가졌다”면서 “(양측 관계자들이 배석한)‘회담’에서는 두 나라 정세를 서로 설명하고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킬 것에 대해서와 공동 관심사가 되는 일련의 국제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토의된 모든 문제에 대해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일 저녁 목란관에서 열린 장 주석을 위한 연회에서 “양국의 친선협력 확대는 아시아와 세계 평화·안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 뒤 “우리 당과 인민은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중 친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방송들은 전했다.

이에 장 주석도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선린우호를 유지하고 협조를 강화한다는 정신에 따라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최근년간 당신들이 경제를 복구하고 대외관계를 확대하며, 북남관계를 개선해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위업을 이룩하는데서 새롭고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화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위원장은 장주석의 트레이드 마크인 ‘3개 대표’이론을 높이 찬양, 주목을 끌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김위원장은 “우리는 장총서기가 제기한 ‘3개 대표’ 사상 등 중국의 실정과 국민의 소망에 부합되는 중국 공산당의 노선과 정책에 대해 찬양한다”고 말했다. 3개 대표 이론이란 중국 공산당이 선진생산력 선진문화 광대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것으로, 공산당내에 기업가와 자본가 등을 입당시키려는 이론적 기초가 되고있다. 김위원장이 중국 공산당의 개혁이론을 찬양한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장주석은 “새로운 형세와 새로운 임무를 맞아 우리는 중국 공산당 80년간의 분투 역정과 세계상 일부 정당들이 흥쇠성패한 교훈을 종합하여 ‘3개 대표’ 사상을 제기했다”고 소개, 정당도 사회변화에 따라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는 해석에 따라서는 북한 노동당이 변화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도태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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