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쩌민 주석의 북한방문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함으로써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장 주석이 겉으로는 북한에 쌀과 석유 등 지원을 약속하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중국의 경제개혁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방문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사실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자신을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잘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 주석과 김 위원장간의 밀접한 관계를 과시하면 미국의 한반도정책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격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베이징의 한 서방 외교관은 '북한은 중국이 지난 수년간 대미관계에서 갖고 있었던 최고의 카드중 하나이며 장 주석과 김 위원장간의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이들 모두 자신들의 발언권을 최대한으로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BC방송은 장 주석의 북한방문을 보도하면서 장 주석이 김위원장에게 한국 및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중국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라며 최근 수년간 식량과 석유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또 북한이 장 주석의 방문 전날이자 임동원 통일부장관에 대한 국회의 불신임안 표결 전날인 지난 2일 남북대화 재개를 제의한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니라고 말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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