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3일 오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공동의 인식에 도달했으며, 장 주석은 남북한간 대화와 관계 개선 및 북-미, 북-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새로운 세기에 중-조관계를 진일보 발전시키는 문제와, 공동 관심의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광범위한 공동의 인식에 도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4일 새벽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날 밤 장 주석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으며 장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각각 북-중 우호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장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남북 쌍방이 남북대화를 추진하고 상호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정세를 완화하기 위해 행하는 노력들을 지지하고, 남북 쌍방이 자주적으로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을 지지하고, 조선이 미, 일, 유럽연합 등 각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최종적으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극도로 중요하며,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반도정세의 변화와 발전에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촉진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정치, 경제 등 각 영역에서 조-중 우호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강화, 발전시키는 것은 조-중 양국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공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주석이 추진중인 중국공산당이 ▲선진 사회생산력의 발전요구와 ▲선진문화의 발전 방향과 ▲광대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이른바 '3개 대표론'과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1개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 총서기는 3일 특별기편으로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평양 순안 공항에 현지 시간 12시15분 도착,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영접을 받았다.

장 총서기는 공항에서 도착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이 양국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 및 다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자들과 새로운 세기에서의 쌍무 문제들 및 다른 공동 관심사들에 대해 광범위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서기가 오후 1시30분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하기 전까지 '수십만명'의 북한 인민들이 연도 양편에서 열렬히 환영했다.

그의 북한 방문은 지난 90년 3월 총서기 자격으로 방북한 후 11년여만에 처음이며 김 위원장의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이기도 하다.

장 총서기는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 했으며 그의 방북은 남북한, 북-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북-중관계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 총서기는 김 위원장과 4일에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한국 답방과 남북한간 대화를 권유하고, 대북 경제지원과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에 대한 반대 견해를 표명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에 앞서 장 총서기 중국 출국 환송회가 인민대회당에서 열려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과 중국주재 북한 대사관 관리들이 그를 환송했다.

방북단에는 당.정.군 관리들과 경제인 등이 포함됐으며 경제 관리들과 인민해방군 관리들은 평양 방문중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식량 및 군사 원조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첸치천(錢其琛) 외교담당 부총리를 비롯, 장의 심복으로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쩡칭훙(曾慶紅) 당 조직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 궈보슝(郭伯雄) 당중앙군사위원 겸 해방군 부총참모장 등이 방북단에 포함됐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장 주석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남북한, 북-미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수순을 조심스레 밟아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장 총서기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북한은 남북 당국자간의 대화 재개를 제의해 주목을 끌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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