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3일 오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과 만찬에서 남북한간 직접 대화, 북-미, 북-중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밤 장 주석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으며 장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각각 연설했다.

이에 앞서 장 총서기는 3일 오전 특별기편으로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평양 순안 공항에 현지 시간 12시15분 도착,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영접을 받았다.

장 총서기는 공항에서 도착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이 양국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 및 다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자들과 새로운 세기에서의 쌍무 문제들 및 다른 공동 관심사들에 대해 광범위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서기가 오후 1시30분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하기 전까지 '수십만명'의 북한 인민들이 연도 양편에서 열렬히 환영했다.

그의 북한 방문은 지난 90년 3월 총서기 자격으로 방북한 후 11년여만에 처음이며 김 위원장의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이기도 하다.

장 총서기는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 했으며 그의 방북은 남북한, 북-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북-중관계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 총서기는 김 위원장과 최소한 2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과 남북한간 대화를 촉구하고, 대북 경제지원과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에 대한 반대 견해를 표명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에 앞서 장 총서기 출국 환송회가 인민대회당에서 열려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과 중국주재 북한 대사관 관리들이 그를 환송했다.

방북단에는 당.정.군 관리들과 경제인 등이 포함됐으며 경제 관리들과 인민해방군 관리들은 평양 방문중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식량 및 군사 원조 문제를 협의한다.

첸치천(錢其琛) 외교담당 부총리를 비롯, 장의 심복으로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쩡칭훙(曾慶紅) 당 조직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 궈보슝(郭伯雄) 당중앙군사위원 겸 해방군 부총참모장 등이 방북단에 포함됐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장 주석의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남북한, 북-미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수순을 조심스레 밟아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장 총서기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북한은 남북 당국자간의 대화 재개를 제의해 주목을 끌었다.

장 주석의 조기 방북에 따라 당 제 15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5기6중전회)가 9월 중.하순에 개최되며 이어 10월20일 상하이(上海)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펼쳐진다.

방북 대표단에는 당중앙판공청 주임 왕강(王剛), 대외연락부 부장 다이빙궈(戴秉國),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류화추(劉華秋), 중앙경위국 국장(경호실장격) 유시구이(由喜貴), 장 총서기의 핵심 브레인인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 (왕후닝(王호< 삼수변+扈 >寧), 외교부 부부장 왕이(王毅), 대외경제무역부 부부장 안민(安民), 장총서기판공실 주임 자팅안(賈廷安) 등이 포함됐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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