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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살아있는 도시' NY타임스 기자가 본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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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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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제품의 질을 높이는 등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평양 민예전람실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종업원./연합자료사진

“언덕 위에 서 있는 김일성 동상 아래로 남한 사람들을 가득 태운 11대의 버스는 정적에 파묻힌 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렀다. 개성은 평양처럼 보여주기 위한 도시가 아니라 생생한 북한의 진짜 도시였다.”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역사적인 육로관광을 시작한 개성 관광에 기자를 특파, 여행기를 기사로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스의 노리미쓰 오니시 기자는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 기사에서 북한 사람들의 모습과 거리와 명승지의 풍경, 근 60년만에 고향 땅을 찾은 남한 사람들의 소회와 해프닝 등을 비교적 차분한 시각으로 다뤘다.

오니시 기자는 “고속도로 인근 건물에 ‘미 제국주의를 타도하자’는 선전문구가 쓰여 있었지만 개성 사람들은 관광버스를 향해 모두 손을 흔들었다”면서 “개성은 금강산처럼 모든 외국인들에게 개방됐지만 북한 당국이 평양처럼 보여주려고 만든 도시가 아니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기사를 요약 소개한다.

‘1번 버스가 시내 모퉁이를 돌 때 두 명의 중년 여인이 길을 건넜다. 안내원이나 감시원이 아닌 진짜 북한의 사람들이었다. 차 속의 남한 관광단은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하이힐을 신은 두 여인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모두가 손을 흔들었다. 남자들도, 어른의 보호없이 길을 다니는 어린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양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것은 엄격하게 통제되지만 개성 관광은 금강산과 마찬가지로 하루 180달러의 관광비용만 부담하면 모든 외국인들에게 개방됐다. 금강산이 포템킨과 같은 리조트처럼 사방을 펜스로 둘러싼 것과는 대조적으로 개성은 생생한 도시였다. 손으로 쓴 하얀 교통표지판이 눈에 띄고 비포장도로에 차들도 거의 없는, 평양처럼 보여주기 위한 ‘쇼케이스(Showcase)’가 아니었다.

한국전쟁 중 북한에 넘어간 옛 왕조의 수도인 개성은 외곽에 남한이 운영하는 산업지구가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는 경제적 형편이 좋은 곳이다. 북한에 들어오면서 남측 안내원은 지정된 곳 외에는 차에서 사진촬영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고속도로 근처 한 건물벽에는 ‘미 제국주의 타도하자’라는 말이 쓰여 있다. 첫번째 관광지는 박연폭포다. 남한 관광객들이 121피트 높이의 폭포 앞에 다다르자 북측 안내원은 흰 확성기로 “폭포 앞에서 사진을 찍으라”며 같은 지점에서 사진을 찍도록 도왔다. 음료수는 물론, 숙취약까지 파는 매점의 여성은 크리스마스 복장같은 핑크색 모피를 입고 있었다. 함께 사진을 찍으려면 모델료를 내야 했다.

40대로 보이는 한 북측 안내원은 “미국과 관계가 정상화되서 다행이다. 우리는 경제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미국도 우리 핵으로부터 위협받지 않게 됐다. 핵확산을 걱정한 미국과의 관계는 작년 핵실험 이후 나아졌다. 핵실험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관광객 중에는 근 60년만에 고향을 찾게 된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관광지 말고는 모든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유교서원인 숭양서원으로 들어가는데 확성기를 둔 안내원의 소리가 한 노인의 고함에 묻혔다.

“입구의 문패(Name Plate)는 어디로 갔지?” 어리둥절한 채 잠시 말을 잃었던 북측 안내원은 그에게 다가와 “일제시대 때 일본 제국주의자가 떼어내 불살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쟁까지 이곳에서 살았던 노인은 “나는 일본이 쫓겨난 후에도 이곳에서 살았어. 일본 사람이 그런 게 아니야”라고 중얼거렸다. 그의 말을 엿들은 안내원은 이렇게 내뱉었다. “믿지 못하겠습네다. 6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합네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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