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은 나라의 흥망과 민족의 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김일성), "적들과의 경제기술적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김정일)….

북한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3대 추동력'으로 사상, 총대와 함께 과학기술 발전을 꼽으며 "과학기술을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한 학자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눈길을 끈다.

8일 입수된 북한의 정치.법률전문 계간지 '정치법률연구' 최근호(2007.3호)에서 리성철 박사(부교수)는 과학기술 발전의 '속도전'이 필요한 이유를 선진국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독점 추구"와 "과학기술적 식민지화"로 들었다.

그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자금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국주의자들은 인류의 공동 재부인 과학기술을 독점하기 위해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으며...다른 나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유인.납치해 거머쥐는 한편 각종 과학기술을 정탐하기 위해 피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 과학기술국들이 "저들의 과학기술이 '세계적인 모델'이며 발전도상 나라들에서는 절대로 가질 수 없다"는 입장에서 "여러가지 부당한 조건들을 걸어 발전도상 나라들에 과학기술분야의 성과들이 도입되지 못하게 봉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박사는 또 "제국주의자들이 일부 과학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도상 나라들에 대한 식민주의적 착취와 약탈을 더욱 강화하며 과학기술적 노예, 과학기술적 식민지로 만들려고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발전도상 나라들이 모든 경제부문에서 앞선 과학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새 사회 건설을 진척시킬 수 없는"데 "제국주의자들은 낡고 뒤떨어진 과학기술을 상품으로 실현하여 발전도상 나라들로부터 막대한 노력, 자금과 이권을 약탈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들로 인해 "과학기술을 빨리 발전시키면 나라와 민족이 흥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백년이 가도 뒤떨어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리 박사는 결론을 내렸다.

리 박사는 또 "제국주의자들은 발전도상 나라들에 과학기술을 절대로 선사하지 않는다"며 "자기 나라의 요구와 구체적 현실에 맞게 자체의 투쟁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체적 수용'을 강조했다.

그는 "발전도상 나라들은 풍부한 자연부원(부존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새 사회 건설에서 쌓은 과학과 기술의 성과들을 가지고 있다"며 "남남(南南)협조를 실현하는 것은 발전도상 나라들이 과학기술 발전을 이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과학기술은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의 힘있는 추동력이며 과학기술 중시는 사상중시, 총대중시와 함께 강성대국 건설의 3대 기둥"이라며 "온 사회에 차 넘치는 과학기술 중시의 기풍은 우리 조국을 더 높이, 더 빨리 내달리게 하는 위력한 원동력"이라고 역설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