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15일 “우리에게도 이제 새 날이 밝아왔다”며 “55년 분단과 적대(적대)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사의 새 전기를 닦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2박3일 간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오후 4시30분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오후 5시25분쯤 서울공항에 도착, 귀국 보고를 통해 그같이 말하고, “우리 두 정상은 민족과 세계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회담에 임했으며, 화해도 할 수 있고, 협력도 할 수 있고, 통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모든 것이 다 잘 됐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가능성을 보고 왔다.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문제를 이야기했고, 주한미군 문제와 보안법 이야기도 나왔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또 이산가족들의 8·15 교환방문을 위해 “이달에 적십자가 가동될 것”이라며 “상당한 규모에서 이 문제가 시작될 것이 틀림없다고 북한과 합의했다”고 밝혀, 대규모의 교환방문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이 6월중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통일방안과 관련, “2체제 2정부를 현재대로 두고, 양측에서 수뇌회의를 구성하고 각료급 회의를 구성하고 국회급 회의를 구성하고 합의기관을 만들어서 차츰차츰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것이 우리의 ‘국가연합’ 안(안)”이라며, 북한도 중앙정부가 외교권과 군대통솔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래의 연방제 안을 지금은 수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 경협과 관련, “북한의 전력문제를 해결하고, 도로 철도 항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남북관계에서 철칙은 양측이 다 좋게 하는 윈·윈 (win·win) 정책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준영(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은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로간에 전쟁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데, 여기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해설자료를 통해 ‘김 대통령과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4일 정상회담에서 상호 침략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행위를 자제하기로 함으로써 한반도의 불안정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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