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오가는 새들을 연구해온 일본 총련계열 조선대학교 정종렬 교수가 15일 중부전선 최전방 철원군을 방문, 두루미 등 겨울철새가 월동하는 철원평야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비무장지대 철원은 한반도 두루미의 중요한 중계지입니다. 남북한 학자들이 하루 빨리 자유롭게 오가며 연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를 오가는 새들을 연구해온 일본 총련계열 조선대학교 정종렬 교수가 15일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등이 찾아오는 중부전선 최전방 철원평야를 방문했다.

화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10차 국제수달총회에 참석한 북한 국적의 정 교수는 이날 철원군청을 방문해 두루미(북측 명칭 흰두루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철원평야를 둘러봤다.

정 교수는 20여년 동안 남북한 두루미에 관심을 갖고 북한지역 4곳의 두루미 서식지 가운데 2곳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남측 두루미 월동지인 철원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91~93년 인공위성으로 두루미 이동로를 추적한 결과 두루미는 철원에서 월동하거나 중계지로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군사분계선 때문에 연구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면서 "이번에 위성이나 사진으로 보던 철원평야의 두루미 서식지를 직접 보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한반도를 찾는 세계적인 희귀조류인 두루미가 철원지역에 몰리면서 조류독감 등으로 멸종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서식지를 남북한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철원지역의 먹이주기 등으로 1990년대까지 두루미가 찾아왔던 북측 안변지역에 다시 두루미가 돌아올 수 있도록 조류 연구가들과 `안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종전협정이 맺어지면 비무장지대 주변인 판문점과 철원의 두루미 서식지를 제일 먼저 보호구역으로 만들고 싶다"며 "이북과 이남의 두루미 연구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연구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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