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주당이 이회창(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 의혹을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 총재의 ‘안보서신’ 파문도 이어졌다. 총선을 겨냥한 여야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총재 아들 병역문제=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창당대회에서 이례적으로 ‘병역비리 근절’을 강조했다. 총재치사에서 “이제 힘있고, 돈있는 사람들의 자식이 병역의 특혜를 누리는 그러한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대통령이 창당식에서 병역비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이 총재 아들의 병역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였다. 이날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병역 문제는 재산형성 문제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총재 아들 문제가 여전히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믿는 것 같다.

한나라당은 이 총재 아들의 병역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자 분노하는 가운데, 긴장하는 모습이다. 전날 이 총재의 안보서신을 민주당이 뒤늦게 문제삼은 것은 결국 이 총재 아들 문제를 끄집어내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판단이다.

일단 김 대통령의 병역기피 의혹을 정면으로 끄집어내는 정공법으로 맞섰다. 하순봉(하순봉)총장은 “여당이 야비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6·25 전쟁중 젊은이들이 수없이 전장에서 숨졌는데 통지서를 받지 못해 전쟁터에 나가지 못했다는 김 대통령의 문제부터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 국방위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보서신 파문=한나라당이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현 정권이 간첩을 고의로 잡지 않는다는 의혹, 땅굴을 발견하고 숨긴다는 의혹, 대북 커넥션 의혹 등을 무차별로 제기했다. 하 총장은 “간첩 하나 제대로 못잡고, 간첩죄로 복역한 서경원(서경원)씨가 국민회의 지구당에서 강연까지 하는 마당에 야당에 무슨 안보논쟁이냐”며 당장 국회상임위와 안보토론회를 열어 잘잘못을 따져보자고 나섰다. 다른 당직자는 “김대중(김대중) 정권은 무슨 말못할 대북 커넥션 때문에 북한에 발목이 잡혀서 북한당국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특히 이사철(이사철) 대변인은 “일부 신문에서 휴전선에서 가장 긴 땅굴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는데도 이 사실을 쉬쉬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 정권의 대북태도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도 지지 않고 전날에 이어 이틀째 맹공을 가했다. 김재일(김재일) 부대변인은 “예비역 장성들에게 보낸 안보서신은 정부와 군(군)을 이간질하려는 기도로 야당총재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언사”라고 말했다. 김현미(김현미) 부대변인도 이 총재를 겨냥해 “기본적인 국가의무도 소홀히 한 사람이 정부의 정책을 왜곡하는 행동이 과연 누구를 이롭게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문갑식기자 gsmoon@chosun.com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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