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 하오톈(지호전)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의 방한은 6·25전쟁 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정치-군사적 의미가 있다.

그의 방한은 외형상 작년 8월 조성태(조성태) 국방장관의 방중(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북한을 의식, 국방부장 방한에 난색을 표시해왔기 때문에 이번의 전격적인 방한은 더이상 북한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남한을 21세기의 새로운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특히 지난해 12월 탕자쉬안(당가선)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에 이어 불과 한달 간격으로 국방부장이 방한하는 것은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의 방한은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및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 구축 추진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유일한 후원자인 중국이 이런 마당에 고립주의를 마냥 고수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츠 부장의 방한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국방장관 회담 연례화를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츠 국방부장은 6·25전쟁 때는 제3야전군 27군 소속 하급장교(정치주임)로 참전, 3년간 북한에 머무르기도 한 인물이다.

그의 방한을 계기로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와 군사사절단의 정례적인 교환방문, 국방부 국장급 정책실무회의 정례화, 현역장교 교환교육, 함정 교환방문 등 군사교류 및 협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노골적인 친한(친한)정책으로 선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남북한과 ‘등거리’를 유지, 한반도에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면서 새 중재자의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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